18 민주항쟁 기념일이기도 한 오늘 비가 내릴 것이 흐린 월요일입니다. 비가 오는 날은 유난히 생각나는 영화가 있는데요 이영애, 유지태 씨 주연의 2001년 개봉했던 멜로, 로맨스 영화 <봄날은 간다>입니다.

저는 요즘 한참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N의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즐겨보고 있는데 비 오는 날이 참 감성적으로 표현되죠? 저도 비가 오는 날이면 유독 감성적이고 되고 제가 20대 시절을 보내며 봤던 이 영화가 문득 떠오릅니다. 이 영화를 볼 당시에 첫사랑인 사람과 연애를 하고 있었는데 극장에서 같이 본 후에.. 의도치 않게? 이후에 각자의 길을 가게 되었는데 아마 그래서 더욱 이 영화는 과거의 시간에 저를 멈추게 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젊은날의 이영애 씨와 유지태 씨를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지금 보아도 두 분의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는데요 지금도 이쁘신 분이지만 젊은 날의 이영애 씨를 보고 <정말 이쁘다>를 연발하게 된 영화입니다. 유지태 씨는 이후 영화감독과 배우를 겸하면서 더욱 멋진 삶을 살고 계신데요 이 영화를 통해 두 분의 리즈시절을 볼 수 있는 것도 이 영화의 키 포인트입니다.
봄날은 간다는 어떤 이야기
사랑이 이만큼 다가왔다고 느끼는 순간 봄날은 간다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 분)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백성희 분)와 젊은 시절 상처한 아버지(박인환 분), 고모(신신애 분)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겨울 상우는 지방 방송국 라디오 PD 은수(이영애 분)를 만난다. 자연의 소리를 채집해 틀어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은수는 상우와 녹음 여행을 떠난다. 자연스레 가까워지는 두 사람은 어느 날 은수의 아파트에서 밤을 보낸다. 너무 쉽게 사랑에 빠진 두 사람... 상우는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은수에게 빠져든다.

그러나 겨울에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하면서 삐걱거린다. 이혼 경험이 있는 은수는 상우에게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부담스러운 표정을 내비친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고 묻는 상우에게 은수는 그저 "헤어져"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영원히 변할 것 같지 않던 사랑이 변하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우는 어찌할 바를 모른다. 은수를 잊지 못하는 상우는 미련과 집착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서울과 강릉을 오간다.
감상 포인트는?
이 작품은 8월의 크리스마스의 성공 이후 연타석 홈런을 친 허진호 감독의 두번째 작품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마냥 착하기만 했던 연인들의 이야기를 매우 현실적으로 담은 영화입니다. <봄날의 간다>에서 마지막 장면인 연인의 헤어지는 장면은 압권입니다. 무 자르듯 쿨하게 돌아서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그 무언가를 남겨놓은 것 같은 아쉬움을 영상에서 잘 표현했더라고요 모두가 명장면으로 뽑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유행어로도 유명한 영화이기도 한데요 두 연인의 사랑의 시작점인 장면의 대사 라면 먹고 갈래?와 유지태씨가 헤어짐을 고하는 이영애 씨에게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하는 연인의 관계의 종말을 고하는 장면의 대사는 봄날의 간다를 표현하는 명대사입니다. 개그방송에서 다소 코믹스럽게 표현되는 라면 먹고 갈래 대사는 영화에서의 의미가 같다는 것도 재미 포인트입니다. ^^
20대에 이 영화를 보고 난 느낌과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 다시 본 느낌은 사뭇 다르게 다가오네요.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통해 점점 성숙해가는 남주를 통해서 당시에는 몰랐던 부분들이 보였습니다. 20대때는 유지태 씨가 연기했던 남주가 답답하고 이영애 씨가 연기했던 여주가 마냥 미웠는데 시간이 지난 지금 보면 두 연인은 그때 다시 만나지 않고 헤어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연인이 헤어지는 이유의 해석을 관객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전과 다르게 묵직하게 해석하게 되는 것도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생각보다 흥행한 영화지만 아쉽게도 당시에 개봉시기인 추석에 같이 개봉한 <조폭 마누라>의 인기로 다소 아쉬운 결과를 내었는데 추석이라 그런지 유쾌한 영화를 선호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1년 작품성을 인정받고 흥행에도 나름 성공해서 청룡영화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서 2020년 봄날을 고스란히 보내줘야 했는데요 이 영화로 봄날을 보내야 했던 아쉬운 마음을 힐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봄날은 간다는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