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 거짓의 댓가는 무엇인가

체르노빌, chernobyl, 미드, 드라마리뷰, 실화기반 2019년 5월 29일


HBO 미드 체르노빌은 1986년 4월, 우크라이나(당시 구소련)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다룬 5부작 미니시리즈입니다. 이 드라마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사고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며, HBO와 SKY ATLANTIC이 공동 제작했습니다.

다만 배우들이 모두 영어를 사용하며, 이로 인해 고증에서는 다소 아쉬울 수 있습니다만 구소련 시대의 잿빛 분위기와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드라마의 시작-비극을 알리는 남자

드라마는 물리학자 발레리 레가소프의 독백으로 시작됩니다. 그는 조용히 녹음을 마치고, 카세트 테이프를 숨긴 후 창밖을 응시합니다. 밖에는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차량이 있습니다.

그는 무엇을 알고 있고 무엇을 녹음 한 것일까요?

그를 감시하는 자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이내 레가소프는 담배 한 개비를 피운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그가 남긴 비밀은 무엇이며, 그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당시 소련의 시대상을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타인의 삶》(2006)**은 동독 비밀경찰 ‘슈타지’가 국민을 감시했던 실제 사례를 다룹니다.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1984년)은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시대입니다.

사고발생-무지와 부정이 부른 참사

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프리피야트, 새벽 1시 23분, 체르노빌 원자로에서 폭발이 일어납니다.

하늘을 찌르는 푸른 빛이 새어나오고,

아파트가 흔들릴 정도의 강력한 폭발음이 들립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방사능의 위험을 알지 못한 채 신이 난 얼굴로 구경하러 달려 나갑니다. 그들 사이로 방사능 먼지가 벚꽃처럼 흩날리는 장면은 강렬한 대비를 만들고 아이러니 하지만 체르노빌 드라마를 상징하는 장면입니다.

위기의 시작-현실을 부정한 관료들

사고 직후, 발전소장은 직원들의 보고에도 불구하고 **“코어(노심) 폭발은 불가능하다”**라며 현실을 부정합니다.현실도피

그는 화재 진압을 명령하고, 직원들은 코어에 냉각수를 투입합니다.

하지만 코어는 이미 폭발한 상태였고, 모든 대응은 무의미합니다…

소장은 부하 직원들에게 거짓 보고를 강요하고, 책임을 전가합니다.결국 그는 방사능 피해 염려해 의도적으로 쓰러진 뒤 병원으로 실려 갑니다.

이 와중에 단순 화재로 착각한 소방관들이 출동하여 물을 뿌리기 시작한다.그들은 방사능에 오염된 검은 돌덩이를 만지며 입 안에서 금속 맛을 느낍니다. 이미 피폭이 시작된 것입니다.

피폭의 공포-인간이 로봇이 되다

고농도 방사능에 노출된 사람들은 피부 괴사, 혈관 파열, 내부 장기 손상 등 심각한 증상을 보입니다. 정부는 이를 은폐하려 하고, 피해자들은 점점 늘어만 갑니다.

지하 침수 방지를 위해 3명의 자원자가 방사능이 가득한 물속으로 잠수합니다.

방사능 먼지를 치우기 위해 3,500명의 사람들이 투입됩니다. 바이오 로봇이라 불린 이들은 단 40초 만 노출(피폭 안전 한계치)되어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며 방사능 폐기물을 제거합니다. 이들의 희생은 필수적이었지만, 그 대가는 너무나도 가혹했습니다.

거짓과 진실이 충돌한 순간

사고 이후, 정부는 방사능 측정치를 200 뤼트겐(기기의 측정 한계치)이라고 보고한다.하지만 실제 수치는 15,000 뤼트겐(약 150시버트)을 넘었습니다.

구소련 지도부는 “별 것 아닌 사고”라며 서기장에게 허위 보고를 합니다.

진실을 말하려는 사람들은 감시당하고, 억압받습니다.

당시 소련 특유의 기밀주의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체르노빌이 남긴 것-그리고 현재 진행형인 문제

HBO 체르노빌은 정치적 무능이 초래한 재앙을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 1987년, 구소련이 공식 발표한 체르노빌 사망자는 단 31명
  • 하지만 실제 사망자는 4,000명에서 93,000명으로 추정…

오늘날에도 프리피야트 병원 지하에는 당시 피폭된 소방관들의 옷이 남아 있습니다. 프리피야트는 이제 유령도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닙니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은 여전히 방사능 수치가 치솟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드라마 속에서 발레리 레가소프는 사고 규명 재판에서 진실을 밝힌다.그는 법정을 나서며 이렇게 말한다.

"거짓의 대가는 무엇인가?"

결국 소련이 숨기려 했던 진실은 세상에 밝혀졌고, 사람들의 끊임없는 고통, 지도에서 사라진 도시, 국가의 붕괴로 이어지고 정치인들이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 그 자체입니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의 거울이다 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25년 후 일본에서도 원인은 다르지만 원전사고가 일어났고 일본 정부는 여전히 사고를 숨기기 바쁜 것을 보면 정치인들의 행보는 과거와 현재가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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